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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Posted on : 2008-05-06 | By : SON BYOUNGMOK | In : 손병목의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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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어린이날이었던 어제 오후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이승의 손을 놓으셨습니다. 작년에 폐암 선고를 받고도 담배를 끊지 않았고, 지난달 뇌종중으로 쓰러져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다 끝내 숨을 거두었다 합니다. 위 시는 월간 <현대문학> 4월호에 실린 그의 마지막 신작시 <옛날의 그 집>입니다.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는 말에서 그의 기구한 삶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삶을 버리고 가니 얼마나 홀가분했겠습니까.

    그러나 모든 이가 이처럼 이승의 손을 홀가분하게 놓지는 않습니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인조를 호종했던 송애 김경여는 죽기 전에 이런 유언을 남겼습니다.

      평생 아버님의 얼굴을 알지 못한 채 홀로 어머니만을 모셨다. 효도로 봉양할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정성스러운 뜻이 얕고 얇아 하루도 편안히 즐겁게 모시지를 못했다. 이제 연세가 여든이신데 급히 내가 먼저 돌아가게 되니, 내 마음의 아픔이 어찌 끝이 있겠느냐. 너는 모름지기 내 지극한 뜻을 알아, 온갖 일에 받들어 봉양하여 마땅함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라. (…) 할 말은 많은데 기운이 다해가는구나.

    할 말을 미처 다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였을까요. 부모가 되어보니 그 마음 미루어 짐작할 만합니다.

      내가 불초하여 조정에 선 것이 거의 40년인데도 위로 임금께 미쁨을 얻지 못했고, 아래로 한 조정에서 믿음을 받지 못했다. 마침내 죽게 되었으니 누구를 탓하겠느냐. 너희는 나를 경계로 삼아 과거시험에 마음을 두지 마라. 오직 독서하고 몸가짐을 삼가는 데만 힘쓰도록 해라. 손자들 중에 혹 총명하여 애석하게 여길 만한 아이가 없지 않을 것이다. 밤낮으로 가르치고 다스려 충효로 이어온 집안의 오랜 가풍을 실추시키지 않도록 해라. 그리하면 내가 지하에서도 눈을 감을 수 있겠다. 나머지 일은 죽음이 임박한지라 다 말하지 않는다.

    조선 후가 노론 4대신 중의 하나였던 한포재 이건명의 유언입니다. 간결하고 힘이 있지만 유배지에서 사사되면서 급히 써내려간 듯하여 읽는 이의 마음이 아픕니다.


       제   목 :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지은이 : 정민, 이홍식 엮고 옮김
       펴낸곳 : 김영사 / 2007.4.26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13,000


    정민 선생과 그의 제자 이홍식 박사가 엮은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조선시대 명문가의 가훈과 유언을 모아 해설한 책입니다. 가훈 21편과 유언 10편이 담겨 있습니다. 책 제목인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말은 신숙주가 쓴 가훈에서 따온 말입니다.

    “대저 재주가 높고 빼어난 인물이 되는 것, 호걸이 되는 일은 내가 실로 바라는 바가 아니다. 다만 너희가 삼가 이 가훈을 지켜서 날마다 삼가고 삼가 ‘삼가는 선비’로 불리며 선조에게 부끄러움을 끼치지 않게 되기를 원한다”고 하며 여섯 항목의 가훈을 남겼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아버지들은 대개 한 시대를 풍미하였습니다. 재상으로 살았고, 또 정쟁의 화를 입어 유배되거나 사사되었습니다. 그렇게 살았던 아비가 제 자식에게는 한결같이 삼가고, 겸손하라 말합니다. 호걸처럼 되기를 바라지 않고(신숙주), 과거시험에도 연연하지 말며(이건명), 그저 책을 벗하며(송규렴), 담박하게(안정복) 살라 합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누려 재앙을 입었으니 너희는 나를 경계 삼아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김수항) 합니다.

    다들 글깨나 읽었던 선비였지만 유언이나 가훈에는 멋부림이 없습니다. 고답하고 싱겁습니다. 큰 가름침일수록 오히려 멋이 없나 봅니다. 쉬이 따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결같이 절실합니다. 어렸을 때 읽었다면 누린내 풍기는 잔소리로 치부했겠지만 조금 나이 들어 읽으니 그런 마음 느껴집니다.

    말 많아 좋은 일은 없습니다. 아비 된 사람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압니다. 특히 높은 지위에까지 올랐으나 우러러 받들던 임금에게 사사되었던 사람에게야 오죽했겠습니까. 남은 시간이 짧아 말을 줄인다고 했지만, 그 말줄임 또한 큰 가르침이었을 것입니다. 서른 한 편의 가르침은, 그래서 비록 짧고 멋은 없지만 간절합니다.

    마이돌핀 학습법

    Posted on : 2008-05-02 | By : SON BYOUNGMOK | In : 손병목의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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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 중 다섯 명이 서울대를 졸업했습니다. 그 중 셋째 아이는 이미 중학교 3학년 때 대입 준비를 하던 형에게 수학 과외를 했습니다. 예전 일류 중고교에서는 수학 문제를 참 어렵게 냈습니다. 학교의 권위를 세우겠다고 전교 평균이 10점 이하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셋째는 만점을 받았습니다.

    셋째가 이렇게 공부에 가속도를 붙이게 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중학 수학의 정석>을 겨울방학 때 천천히 독파했는데, 책 한 권을 오직 자신의 힘으로 정복했다는 뿌듯함이 자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가장 효과를 본 학습법은 ‘친구 가르치기’였습니다. 친구들에게 가르치는 동안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했습니다. 친구에게 가르치고, 대신 참고서와 문제집을 빌려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를 보내고, 나중에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공부법을 학생들에게 적용시켜 보았습니다. 그는 이 방법을 ‘수석 학습비법’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셋째의 이름은 서활원이고, 그가 명명한 학습법을 담은 책이 <마이돌핀 학습법>입니다. 2004년에 초판이 나왔습니다.


       제   목 : 마이돌핀 학습법
       지은이 : 서활원
       펴낸곳 : 양지사 / 2004.11.10 초판 발행, 2006.8.31일刊 초판 4쇄를 읽음  ₩10,000


    그가 제시하는 수석 학습비법은 모두 10가지입니다. 간단하게 나열하겠습니다만, 미리 말씀 드리자면 우리가 전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은 없습니다.

    1. 집중 : 공부하는 동안 순간적으로 몰입하라는 것인데, 집중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수업 시간 중의 집중을 매우 강조합니다. 학교 수업의 집중을 위해서는 예습복습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2. 망각곡선개선(=예습복습) : 공부 후 8시간이 지나면 85%를 잊어버립니다. 하루가 지나기 전에 93%를 잊어버립니다. 이것이 망각곡선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부 후 10분 내에 복습을 하여 기억을 회복시킵니다. 24시간 후에 28%까지 기억하게 됩니다. 복습하지 않으면 겨우 7%를 기억합니다. 수업 직후 쉬는 시간에 복습을 하고, 다시 집에 와 한 번 더 복습을 하면 24시간이 지나도 기억량이 55%에 이릅니다. 학교 수업을 제대로 듣고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시험에 필요한 모든 공부를 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습을 하면 수업 집중도도 높아지고, 예습 없이 복습한 것에 비해 2~3배 효과가 더 있습니다. 예복습을 전혀 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면 최소 13배 이상의 차이를 보입니다. 이래도 예습 복습을 하지 않으시렵니까? ^^

    3. 동영상 기억 학습법 : 오랫동안 공부와 담을 쌓았던 학생에게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수업 시간에 벌어진 일을 마치 동영상 찍듯이 머릿속에 넣고 방과 후 집에서 설명하는 겁니다. 어머니가 계시면 더 좋겠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내용을 설명하는 동안에 눈으로 빠르게 반복하여 읽습니다. 그러면서 수업 시간에 벌어진 일들을 눈에 다 집어 넣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노트를 보는 대신 눈을 감고 수업시간의 모습을 영상으로 그려봅니다. 집에 와서 어머니께 또 설명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상적으로 복습을 합니다. 당연히 학습 효과가 뛰어나겠죠?

    4. 40% 연독법 : 공부를 시작했으면 무조건 책 한 권을 끝내야 합니다. 책 한 권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면 공부 효과는 제로입니다. 1년이 걸리더라도 책 한 권을 끝냅니다. 그런 다음 다시 읽으면 처음 읽었을 때의 40%인 5개월에 끝낼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더 보면 2개월, 네번째는 24일, 다섯번째는 10일, 여섯번째는 4일, 일곱번째는 2일, 여덟번째는 하루, 아홉번째는 두 시간, 열번째는 한시간이면 독파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최소 7독을 하라고 합니다.

    5. 목표 설정법 : 목표와 확신이 없으면 스트레스만 받게 됩니다. 공부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목표와 확신이 없다면 성공 확률은 0%입니다.

    6. 목차 암기법 : 7독할 계획을 세운 후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목차를 암기하는 것입니다. 목차를 암기하면, 실제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왠지 그 책이 금방 정복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머릿속에 책 전체의 윤곽을 넣고 공부를 하니, 공부 효율이 지극히 높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7. 공부량 점증 학습법 : 매번 공부할 때마다 처음부터 하는 것입니다. 어제 공부한 다음부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처음부터 다시 하면, 40% 연독법에서 설명했듯이, 매우 빠르게 앞부분을 훑어나갈 수 있습니다.

    8. 3독 3분할 학습법 : 시험 보기 전까지 7독이 안 되면, 최소 3독은 해야 합니다. 매번 공부할 때마다 공부시간을 세 부분으로 나누는데, 첫 부분에서는 공부 내용을 대충 파악하고, 두 번 째는 본격적인 공부를 하고, 마지막으로 복습합니다. 이것이 3분할입니다.

    9. 시간표 공부법 : 시간표 짜 놓지 않고는 아예 공부를 시작도 하지 말랍니다.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에 뇌세포가 미리 준비할 수 없었고, 또 오히려 공부에 저항합니다.

    10. 책사모 공부법 : 공부하기 싫을 때는 아주 쉽고 재미있는 책을 여러권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책 읽기를 습관처럼 하여 많은 양의 책을 읽으라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는 이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두 말할 나위가 없겠죠?

    이렇게 10가지를 실천하면 반드시 공부를 잘하게 됩니다. 저자는 아니지만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사실은 없지만, 위 방법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위의 공부법을 실천하려면 밤에 학원 다니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전날 가볍게 예습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쉬는 시간에 잠깐 복습하고, 집에 와서 복습하고, 그리고 충분히 자야 합니다. 그래야 저자가 말하는 ‘마이돌핀’이 생성되어 공부 효과가 커지는 것입니다. ‘마이돌핀’의 정체에 대해서는 저자가 뚜렷하게 밝히고 있진 않지만, ‘기억세포’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미 말씀 드렸듯이 ‘새로운’ 방법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담 위주의 학습법에 비하여 나름대로 체계화하여 공부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두뇌 과학 (결국은 그 중 ‘기억’에 관한 이론이지만)에 근거하여 체계적인 학습법을 제시한 것은 <기적의 두뇌 학습법>과 더불어 이 책이 거의 유일한 것 같습니다.

    저게 무슨 학습법이야, 저렇게 하면 누가 못해? 라고 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저에게 만약 ‘학습법’ 책을 추천하라면, <기적의 두뇌 학습법>과 지금 이 책 <마이돌핀 학습법>을 추천하겠습니다. 참고로 전 이 저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

    Posted on : 2008-04-25 | By : SON BYOUNGMOK | In : 손병목의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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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 기자는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신문사 소속이냐에 따라 사람들은 그 기자가 쓴 글의 성격을 좌우로 쉽게 나눕니다. 이 당치도 않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에서 20년이 훨씬 넘게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오명철 기자의 책은, 그래서 일찌감치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그른 것 같습니다^^ 새 정부 들어서 동아일보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는 않으니까요.


       제   목 :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
       지은이 : 오명철
       펴낸곳 : 이레 / 2007.12.17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9,800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는 오명철 기자가 동아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쓴 글 중 정치·사회적 내용보다는 일상에서 퍼올린 자잘한 내용의 글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그래서인지 기자가 쓴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여느 아버지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일상의 미시적인 일에 돋보기를 들이대면 거기에는 대개 좌도 없고 우도 없습니다. 그저 사람 사는 모습만 있을 뿐입니다. 오 기자의 이야기는 아주 사적인 곳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큰 물난리 때 돈 나가는 가재도구 대신 두 아들의 교과서부터 챙겼던 아버지의 이야기, “화가의 연인은 로맨틱하지만, 화가의 아내는 위대하다”는 말을 딱 들어맞는 장모에 대한 사랑 이야기, 형을 끔찍히도 아끼는 최고의 동생 이야기, 영화감독 지망생 아들과 외고 진학을 목표로 두고 있는 중학생 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남’의 가정사 이야기에 제가 푹 빠져버렸습니다. 아버지의 이야기, 동생의 이야기에 가슴이 저렸고,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 세상 모든 아비의 마음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에 대한 글도 참 인간적입니다.

    이 산문집의 제목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는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한물 간 스타 박중훈이 DJ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자 그를 위해 떠난 안성기를 찾으며 라디오 방송중에 울먹이며 한 말입니다.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긴 말입니다. 이 책의 성격이 참 잘 드러난 제목입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몇 편 읽으며 잔잔한 가슴을 안고 출근을 했습니다. 퇴근길 또 몇 편을 읽으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동안 그래서 참 행복했습니다.

    공자의 생애

    Posted on : 2008-04-24 | By : SON BYOUNGMOK | In : 손병목의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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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인을 배출했습니다. 우주에서 생활을 하고 실험을 하는 장면이 TV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습니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말 그대로 블루마블(blue marble)이었습니다. 이소연 씨는 “지상에서 아등바등하면서 힘들게 살아 왔던 생활들이 뉘우쳐졌다”고 했습니다. 비행기 위에서 아래를 바라봐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보면 정말 그렇게 생각될 것 같습니다.

    이소연 씨가 우주를 다녀오는 걸 보면서 제가 가장 놀랐던 건, 우주정거장에 상주 인력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원양어선을 타고 수개월 간 바다에서 고기를 잡듯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반년씩이나 우주정거장에서 일상생활을 하며 실험을 하는, 정말 ‘우주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제   목 : 공자의 생애
       지은이 : 최현 엮음
       펴낸곳 : 범우사 / 1986.4.25 초판 발행, 2007.3.15일刊 2판 2쇄를 읽음  ₩2,800


    이소연씨가 우주에 다녀올 때 즈음 일 때문에 잠깐 해외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범우 문고판 도서 <공자의 생애>를 읽었습니다. 한국 사람도 우주를 다녀오는 이 시대에 2,500년 전 시대를 살다 간 공자의 생애를 읽고 있다니, 책을 읽으면서 참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묘한 감정이 들긴 했지만, 왜 읽느냐는 고민은 하지 않았습니다. 공자의 생애를 아는 사람들은 결코 공자의 삶이 한 시대를 풍미하고 간 ‘옛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천 년 전의 공자라는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인류사를 관통하는 그 무엇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수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 무엇, 수천년 후에 다시 봐도 감동적인 그 무엇, 그것이 옛 시대를 살다간 성인의 삶을 읽는 맛입니다.

    공자가 자공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내가 많은 것을 배워서 그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나는 오직 하나의 도리로써 모든 것을 꿰뚫고 있을 뿐이다.”

    <논어> <위령공> 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하나로써 모든 일을 꿰뚫다’는 뜻의 ‘일이관지(一以貫之)’는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일(一)’이 무엇일까요? <이인> 편을 보면, 공자가 ‘나의 도는 일이관지이니라’하고 나가자 제자들이 그 뜻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증자가 말하기를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이다”라고 했답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충’과 ‘서’를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공자가 말한 그 ‘일’이 무엇이든 간에, 공자는 ‘원칙’이나 ‘진리’와 같은 뜻으로 말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인(仁)’일 수도 있고, 그 ‘인’에 도달하기 위한 ‘충’ 또는 ‘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중요것이 아니라, 그 ‘하나’를 통해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그 하나를 터득하여, 그 하나를 통해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혜안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공자는 한 번 무엇엔가 빠지면 그것을 완전히 터득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합니다. <공자세가(孔子世家)>를 보면, 공자가 노나라 사양자(師襄子)에게서 거문고를 배울 때, 그 궁극의 이치를 깨달을 때까지 절대 ‘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터득했다고 생각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다’고 말했습니다.

    공자의 생애, 그의 말과 삶을 좇다보면 수천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하리만치 감동적일 때가 많습니다.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릅니다. 이번에 공자의 생애를 다룬 아주 작은 책자 하나를 읽으며, 공자가 말한 그 ‘일(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안다’는 곱씹게 되었습니다.

    요즘 공허할 때가 있습니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던 법정 스님의 말씀이 자꾸 생각납니다. 열정 뒤에 가끔 찾아오는 그 공허함을 떨치고 싶습니다. 그 ‘하나’를 아직 제대로 깨치지 못한 때문일 것입니다.

    ‘많음(多)’이 ‘하나(一)’를 능가하지 못함을 알았습니다.  
    스스로 호를 ‘여일(如一)’이라 지어놓고서도, 아직 그 ‘一’의 발견이 요원하기만 합니다.

    내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엄마 마음습관

    Posted on : 2008-04-23 | By : SON BYOUNGMOK | In : 손병목의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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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잘 알던 분이 계십니다. 조금 별난 사람입니다. 이 일 저 일 안 한 일이 없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그러면서도 10년 이상을 한결같이 ‘학습법’에 대해 공부해왔습니다. 몇 년 전에는 대치동 어느 학원에서 입시상담을 하였습니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사이트에서도 학습법을 강의하였습니다. 원래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더니, 수 년 전부터는 계속해서 아이들과 학부모(물론 거의 대부분 아줌마)들을 만나서 상담하고 있습니다. 그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 중에는 그를 ‘박보살’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습니다. 아이의 성적 변화를 잘 예측해서 붙은 별명이랍니다. 아마 보살을 점쟁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나 봅니다. 지금은 모 유명 학습참고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공부연구소를 맡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최근에 책을 냈습니다. 제목은 <내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엄마 마음습관>입니다. 이것 말고도 지금 몇 권 더 준비중인 것이 있습니다. 가까이 있다보니 책 나오기 전부터 원고를 수 없이 봤습니다. 앞으로도 몇 권 더 나오는데, 앞으로 나올 몇 권의 책과 이 책을 묶어 그는 ‘가정이 대안이다’ 시리즈라고 명명합니다.

    책에 대한 소개는 이미 몇몇 신문에서 잘 소개를 했기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   목 : 내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엄마 마음습관
       지은이 : 박재원, 김경
       펴낸곳 : 김영사 / 2008.4.14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10,000


    이 책은 자녀교육서이자 부모교육서이면서 학습지도서입니다. 부모들의 1차적 관심사인 자녀의 공부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결국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회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관계의 중심에서 1차적 책임을 지는 것은 부모입니다. 이 책에서는 부모 중에서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엄마의 태도(마음가짐, 대화, 행동) → 자녀의 공부 의욕 → 공부 성과

    이 책은 자녀의 공부 의욕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사례(거의가 대화)를 들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공부 의욕을 살리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매우 현실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려 했지만, 결국은 엄마의 ‘마음습관’에서 그 대안을 찾으니 원론적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게 어디 맘처럼 쉽게 바뀌냐,라는 말씀이겠죠.

    이것이 결국 이 책의 한계이자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칫 학습법 무용론, 사교육 무용론처럼 비칠 수 있으나 그게 아닙니다.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그게 먼저가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안정이 절대적으로 우선이고 그로 인한 자녀의 자신감과 노력, 그 다음에 사교육을 활용하라는 겁니다. 엄마의 마음습관을 바꾸어 자녀와의 정서적 안정 관계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다른 그 어떤 노력도 효과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 말에 대해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부모가 100명이면 자녀교육론도 100가지입니다. 이런 책 한 권 나왔다고 해서 자신의 교육방법론을 실제 바꾸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일상’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일상’은 곧 ‘습관’입니다. 그래서 변하기가 힘이 듭니다. 소식과 적절한 운동이야말로 다이어트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비만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만은 습관성 질환입니다. 마찬가지로 자녀와의 정서적 관계 회복 없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도 습관성입니다.

    저는 이 말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리고 매우 두려워하며 가슴에 새기고 삽니다.

    “습관이 곧 운명이다”

    운명을 바꾸려면 습관을 바꿔야 하고, 자녀의 운명을 바꾸려면 부모의 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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