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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지도, 이것 하나만 제대로 하면 된다

    Posted on : 2009-11-10 | By : SON BYOUNGMOK | In : 공부습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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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지도, 이것 하나면 된다 – ‘읽어주기’

    독서 지도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독서 지도의 목적을 분명히 안다면 방법 역시 거창할 이유가 없습니다. 독서 지도의 목적은 아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가르치는 것이 1차요, 제대로 읽도록 도와주는 것이 2차 목적입니다.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면 엄마가 주도적으로 읽어 주면 됩니다. 혼자 읽을 때 재미를 못 느끼니 엄마가 읽어주라는 겁니다. 아이 스스로 책을 잘 읽는다하더라도 엄마가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어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책을 제대로 읽도록 도와주기 위함입니다. 결국은 부모가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꾸준히 책을 읽어주라는 건데, 이것이 제가 독서 지도와 관련하여 드릴 말씀의 거의 전부입니다.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 아이, 엄마가 책을 읽어주세요. 책을 대충 읽는 아이, 엄마가 책을 읽어주세요. 만화책만 보는 아이, 엄마가 책을 읽어주세요. 스스로 책을 잘 읽고 있는 아이, 그래도 가능하다면 책을 읽어주세요.”

    물론 그냥 읽어주는 게 아니라 제가 약간의 팁을 알려 드립니다. 그러나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면 대개 ‘뭐야, 별것 아니잖아.’하는 반응이 먼저 나옵니다. 별것 아니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뻔한 얘기라 들어볼 가치가 없다는 것이 그 하나요, 생각보다 방법이 간단하고 쉬워 해볼만하다는 것이 또 하나입니다. 뻔한 얘기라면 이제 그만 읽으셔도 되지만 만약 실천하고 있지 않다면 계속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실천하지 못하는 까닭은 책 읽어주기가 어느 만큼 중요한지 잘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읽어주면 좀 좋아지겠지’ 이런 생각으로는 수 년은 커녕 단 몇 달도 읽어주기 힘듭니다. 책 읽어주기에 대한 뚜렷한 확신 없이는 지속적으로 책 읽어주기가 불가능합니다.

    강연장에서 조사를 해보면 생각보다 책 읽어주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계속 읽어주겠다는 엄마도 꽤 있습니다. 제가 주로 도서관에서 강연을 하다 보니 독서 지도에 특히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오시나 봅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책을 읽어주시지는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책을 읽어주시는 부모에 대한 기억을 가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지금은 많은 부모들이 책 읽어주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책 읽어주기에 소홀했던 분들께는 제 글이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열심히 읽어주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책 읽어주기의 의미를 보다 확실하게 아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이 정말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 책을 읽어주라는 것은 아이의 모든 책을 다 읽어주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루 일정한 시간을 정해 꾸준히 읽어주라는 것입니다. 하루 15분, 20분이라도 좋습니다. 그렇게 최소한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읽어주라는 겁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가 책을 더 좋아하게 되고, 더 깊게 읽을 수 있게 되고, 생각하며 책을 읽는 정독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책을 꼭 읽어줘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유1] 읽기와 듣기, 가깝지만 아주 먼 두 가지 능력

    초등학교 아이들의 듣기 능력과 읽기 능력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스스로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라도 엄마가 읽어주면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림책조차 읽기를 버거워하는 아이도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이 텍스트 분량이 많은 책을 엄마가 읽어준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는 듣고 이해하는 능력에 비해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제대로 이해를 하면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지만 홀로 읽게 내버려두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듣기와 말하기 능력은 배우지 않아도 터득하게 됩니다. 듣기․말하기 능력 역시 꾸준히 노력하고 훈련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는 저절로 갖추게 됩니다. 반면 읽기 능력은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면 ‘기본’ 실력조차 갖추기 어렵습니다. 흔히 ‘언어본능’이라고 하여, 인간이 언어를 터득하는 것은 본능이라 말합니다. 반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반드시 훈련을 해야만 터득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못해 독서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나이 들어 책을 읽게 되면 저절로 독서 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어른들이 참 많습니다. 말로 설명해주면 이해해도 책만 보고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참 많습니다. 읽는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읽기 능력은 나이와 정비례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어릴 때는 책을 별로 읽지 않다가 나이가 들어 책을 읽으면 무엇이 가장 어렵던가요? 한참 읽다가보면 앞의 내용이 기억이 안 나죠? 어제 읽은 내용이 가물가물하죠? 어제 읽은 내용조차 다 잊어버릴 정도로 기억력 감퇴가 된 건 아닙니다. 아직 읽으며 기억하는 습관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겁니다. 읽기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든 어른도 이러한데, 우리 아이들은 더더욱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글을 모를 때, 엄마가 무작정 책을 읽어줄 때만 해도 책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책 읽어주면 귀를 쫑긋 세우고 책 속 그림에 몰입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글자를 좀 안다고 엄마가 책 읽기를 점점 소홀히 하면서, 아이 역시 책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읽을 때는 이상하게도 엄마가 읽어줄 때의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분명 엄마가 읽어줄 때만 해도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그저 그런 얘기처럼 느껴집니다. 엄마가 좋은 책이라고 사줬는데, 막상 혼자 읽어보니 그저 그렇습니다. 이런 날이 반복되면서 책에 대한 인상이 점점 바뀌어갑니다.

    어렸을 때 책을 좋아했던 아이, 노는 것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싫어하지는 않았던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고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라도 다시 책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책에 대한 미각을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책의 참맛을 느끼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정독습관, 독해력을 키우는 방법,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

    독서 지도가 번번이 실패하는 까닭

    Posted on : 2009-10-28 | By : SON BYOUNGMOK | In : 공부습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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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독서 지도의 목적은?

    정독습관과 독해력에 대해 강연할 때 제가 꼭 질문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독서 지도의 목적이 뭐지요?”

    처음에는 거의 모두 대답을 못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꿔 “독서 지도를 해서 어떤 능력이 향상되길 바라나요?”라고 물으면, 그제야 대답을 합니다. 대체로 독해력, 이해력, 사고력, 상상력, 문제해결력, 배경지식, 간접경험 등을 얘기합니다. 생각하고 정리하는 능력, 글쓰기 능력, 논술 능력 등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포괄적으로 공부와 인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하나 틀린 말이 없습니다. 다 맞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능력’들은 독서를 제대로 꾸준히 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이지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능력을 높이기 위해 독서 지도를 하는 까닭에 우리 아이들이 책으로부터 멀어지는 겁니다. 독해력이나 이해력을 목적으로 두면 책을 읽고 난 후에 자꾸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책 뒤의 ‘부모를 위한 코너’를 참조하여 몇 마디 물어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대답을 잘 안 합니다.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잘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면 엄마들은 더 불안합니다. 발표력이 떨어지는 것 같고, 표현력이 모자라는 것 같고, 책 읽을 때 집중하여 읽는 것 같지 않고, 독해 능력도 좀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능력들, 즉 보통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독서 지도의 여러 목적들을 다섯 자로 줄이면 뭘까요? 바로 ‘불/순/한/목/적’입니다. 밑줄 치세요.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글자를 모를 때만 해도 우리는 순수하게 책을 읽어줬습니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라는 책을 읽어주면서 여러분은 어떤 기대를 했었나요? 그저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가장 컸을 것입니다. 그 책에 도대체 어떤 교훈이 있나요? 똥이 머리 위에 떨어졌는데도 얼른 치우지 않고, 늘 똥을 머리에 얹고 돌아다니며 ‘네가 내 머리에 똥 쌌지?’하고 묻습니다. 아이들은 그 모습이 우스워 그 책을 좋아합니다. 그 책을 좋아지니 다른 책도 보기를 원합니다. 엄마가 사랑스럽게 책을 읽어줄 때까지만 해도 아이들 머릿속에 책은 ‘좋은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글을 깨치고, 엄마가 읽어주기보다는 혼자서 읽으라고 강요하고, 읽을 책의 수준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아이들은 책으로부터 점점 멀어졌습니다.  

    독서 지도는 책 읽는 방법이나 글 쓰는 법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닙니다. 독서 지도의 근본적인 목적은 ‘책을 읽고 싶어 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 꾸준히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책이 점점 좋아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제대로 독서 지도를 한 겁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그 재미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독서 지도의 1차적인 목적입니다. 독서가 취미인 아이로 만드는 것이 독서 지도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제발 이 목적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독서토론을 열심히 해도 아이가 책 읽기를 점점 싫어하게 된다면 독서 지도는 실패한 것입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면 뭣하나

    과거에 비해 책 읽는 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높아져 아이가 원한다면 책만큼은 사 줄 형편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책만큼은 충분히 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일 겁니다. 설사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도서관에서 책을 충분히 빌려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족 수만큼 도서 대출증을 만들면 원하는 만큼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도서관도 많이 생겼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책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책에 많이 노출되면 책을 좋아해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TV와 인터넷 접촉 시간은 늘고 독서량은 줄고 있습니다. 특히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보건데 미래에는 책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지만 앞으로 더욱 그러한 시대가 올 것입니다. 다른 그 어떤 투자보다 책 읽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책 사줄 돈도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책 읽는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모 신문사에서 주도하여 전국적 운동이 된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을 기억하시나요? 혹시 여러분 거실은 서재로 만들었나요? 아직까지 거실에 초대형 벽걸이 TV가 걸려 있고, 주말마다 가족들이 그것을 즐겨 보면서, 우리 아이만큼은 책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고 있지는 않나요? 책보다 강한 자극에 익숙하게 되면 책이 주는 약한 자극에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따라서 책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책 읽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거실을 서재로 만들어 놓았다고 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어 놓고 안방을 거실처럼 쓰는 가정이 꽤 있습니다. 그 넓은 거실에는 아무도 없고 TV가 놓여있는 안방에 다들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상상만 해도 우습지 않나요? 왜 그 넓은 거실을 서재로 만들어 놓았을까요?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신입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라는 것은 거실을 우아하게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인데, 책 읽는 환경의 완성은 책을 보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부모가 늘 책 읽는 모습이 보여야 합니다. 거실에는 오로지 아이들 책으로만 가득하고, 그 책을 읽는 사람은 오직 아이들밖에 없을 때, 이런 환경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왜 나만?’이라는 생각이 들 때, 아이는 책이 오히려 부담스러워집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최소한 이와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가정하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거실에는 TV 대신 책이 가득하고, 걸핏하면 누워서 TV 보는 부모의 모습보다는 조용히 책 읽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말씀 드리는 겁니다. 이런 환경을 만들지 않고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그건 너무 무책임한 바람입니다.

    (정독습관, 독해력을 키우는 방법,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

    봤던 책을 또 보는 아이

    Posted on : 2009-10-14 | By : SON BYOUNGMOK | In : 공부습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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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능력은 본능이 아니다, 훈련해야 한다

    아이들의 읽기능력이 때가 되면 자연스레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왜 우리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야, 그만 놀고 책 좀 봐라.’라고 한다고 정말 책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만화책 그만 보고 책 좀 봐. 자꾸 만화책만 보면, 만화책 다 버린다!’ 이런 협박만으로 정말 책 잘 읽는 아이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읽기능력은 매우 고차원적인 능력입니다. 말하기 듣기와 같이 언어 본능에 포함된 능력이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능력이 아닙니다. 읽기 연습량에 따라 읽기능력은 그야말로 개인차가 심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 중학교 수준의 독해능력을 가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 중에도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누군가 설명해 주면 이해하는데, 책을 봐서는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아직 훈련이 덜 된 까닭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에 매우 쉬운 내용의 책도 아이에게는 고문(古文)처럼 난해할 수 있습니다. 쉬운 책을 제대로 독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야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도움이라는 게 실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음에 설명 드리겠지만, 전문적인 독서지도를 받거나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주 조그만 노력이 우리 아이를 책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습니다.

    봤던 책을 보고 또 보는 아이

    아이들은 왜 봤던 책을 보고 또 보고 또 볼까요? 강연 때 이런 질문을 드리면 대개 ‘재미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오늘 읽은 재미있는 책을 내일 또 읽나요? 아닐 겁니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봤던 책을 다시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책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봤던 책을 연달아 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그건 왜 그럴까요?

    10년 전 읽었던 <어린왕자>를 다시 읽으면 어떻습니까? 새롭습니다. 분명히 내용은 그대로인데 느낌이 다릅니다. 글자는 그대로이지만 내 마음에 전해지는 감동이 다릅니다. 똑같은 글이 달리 읽히는 것은 그 사이 나의 ‘스키마(배경지식)’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독해는 단순히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독해는 문장을 내 머리에서 기계적으로 번역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이 내 몸속에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복합적인 작동입니다. 그런데 독해력을 어느 정도 갖춘 어른들은 한 번 읽은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읽어봐도 똑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읽지 않습니다.

    반면 아이들은 재미있는 책을 다시 읽습니다. 읽다보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어른들은 10년 정도 지나야 예전에 읽었던 책이 다르게 다가오는 데 반해, 아이들은 매일 매일 새롭습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럴 때일수록 반복하여 책 읽기를 오히려 장려해야 합니다. “정말 재밌는 책인가 보구나.”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아이가 더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 때 그 책이 온전히 아이에게 녹아듭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그러하지 않습니다. “그 책 또 보니? 만날 그 책만 보니? 다른 책 읽으면 안 되겠니?” 다른 책 읽기를 유도합니다. 봤던 책을 또 보는 것은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고, 지식을 쌓는 데도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말씀 드리겠지만, 이런 아이들의 행동은 교정의 대상이 아니라 칭찬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많이 읽고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대상에 깊이 빠져 심취하는 것도 그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수많은 얕은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하나라도 쓸 수 있는, 즉 활용 가능한 지식입니다. 후에 공부 얘기할 때 자세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완전히 내 것이 되지 않은 지식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내 PC에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골라 쓸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면 죽은 지식입니다.

    봤던 책을 또 보는 까닭은 아직 새로움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 새로움이 다할 때까지 아이가 반복하여 읽는 것을 애써 막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떤 책은 가볍게 스치듯 지나가지만 또 어떤 책은 가슴 깊은 곳에 크게 자리 잡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 아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그러한 책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보기에는 시시하고 별 내용 없더라도, 아이는 지금 진심으로 느끼고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정독습관, 독해력을 키우는 방법,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

    책을 대충, 너무 급하게 읽는 아이

    Posted on : 2009-10-09 | By : SON BYOUNGMOK | In : 공부습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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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대충, 너무 급하게 읽는 아이

    학부모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책을 대충 읽고, 급하게 읽고, 성의 없이 읽고, 읽어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것 같고,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대개의 아이들이 급하게 읽습니다. 어른보다 빠른 속도로 읽습니다.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1,2학년 <읽기> 교과서에 ‘소리 내서 읽어보자’는 말이 자꾸 나오겠습니까? 이 시기의 아이들은 대체로 이렇게 읽습니다. 아이가 의도적으로 대충 읽는 것이 아니라 책 읽는 기술이 아직 이 정도밖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리 내서 읽어보면 아이들이 엉망으로 읽을 때가 많습니다. 조사 한두 개 바꾸는 것은 기본입니다. 간혹 얼토당토 않는 단어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정상입니다. 아이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정독하지 못할 뿐입니다. 마음의 속도와 읽기 능력에 차이를 좁히지 못했을 뿐입니다. 마음은 빠르게 읽고 싶은데, 실제 읽기 능력은 못 따라가고, 그래서 대충 읽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러한 단계를 거칩니다. 그러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급해 빠르게 읽어나가지만 아이들 눈에 그 모든 정보가 다 들어오지 않습니다. 띄엄띄엄 들어옵니다. 문장에 빈자리가 생기는 거죠. 그 빈자리를 두뇌는 재빨리 채웁니다. 우리 두뇌는 빈 곳을 용납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눈에 맹점이 있습니다. 두 눈을 통해 사물을 바라볼 때 보이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생 그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눈앞의 모든 것이 연속된 것처럼 보입니다. 두뇌가 그 빈곳을 주위 이미지로 덮어버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 두뇌는 빈곳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문장을 띄엄띄엄 읽어도 마치 모두 읽은 것처럼 느끼는 것도 바로 두뇌가 그 빈곳을 순식간에 채워버렸기 때문입니다. 띄엄띄엄 읽으며 그 빈곳을 엉뚱한 내용을 채워가며 읽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소리 내어 책을 읽어보면 조사가 바뀌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엉뚱한 단어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겁니다.

    강연 때 우리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을 들라고 하면 몇 분 안 듭니다. 이 정도 되면 손을 든 그분의 아이들이 오히려 비정상처럼 보입니다. 어느 특정 시기에 책 읽기가 제대로 안 된다고 해서 정상 비정상으로 속단하면 안 됩니다. 독서 능력의 발달 과정은 아이마다 개인차가 매우 크며 부모의 역할과 환경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그 발달 속도가 다릅니다.

    책 읽는 과정에서 정독하지 못하는 시기를 거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능하다면 정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독해력이 생기니까요. 대충 읽을 때 책의 내용을 완전히 독해할 수 없습니다. 감동이 없습니다. 줄거리만 겨우 기억에 날 뿐입니다. 늘 피상적인 이해 수준에 머물게 되고, 보다 수준이 높은 책 읽기로 발전이 되지 않습니다. 다독이 분명 필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아무리 다독해도 독해력이 향상되기는 어렵습니다. 독해력은 책 읽는 능력을 뜻하지만, 책을 제대로 읽는 과정에서 독해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독해력은 ‘빈익빈부익부’라고도 합니다. 독해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더 많은 책을 보게 되고 수준이 높은 책을 읽음으로써 독해력이 더 커지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점점 책을 덜 보게 되어 독해력이 늘 제자리이거나 퇴화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독해력이란 무엇인가?

    독해력은 책을 읽고(독) 이해하는(해) 힘(력)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이해하는 힘입니다. 소리 내어 또박또박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어느 만큼 이해했느냐가 독해력의 수준을 가늠합니다.

    읽은 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능력을 사실적 이해 능력이라 합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이 뛰어나면 글 내용을 요약하거나 주제를 잘 잡아냅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은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라면 잘 하는데 주제가 뭐냐고 하면 잘 모릅니다. 줄거리를 줄줄 얘기하면서도, 그래서 결국 어떤 이야기냐고 물으면 잘 대답하지 못합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이 부족한 겁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이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완전한 독해에 이르지 못합니다. 우리가 흔히 독서 지도에서 강조하는 ‘만약 네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니?’와 같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이를 비판적 이해 능력이라고 합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다음 장면이 어떻게 될까 추론하는 능력, 책 내용을 전반적으로 재구성하는 창의적 이해 능력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제대로 독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적 이해, 추론적 이해, 비판적 이해, 창의적 이해 등은 수능 언어영역의 평가 기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독해 능력은 책을 대충 읽어서는 길러지지 않습니다.

    독서가 취미가 되기 위해서는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은 더 말씀 드려야 뭐하겠습니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요. 그런데 독해력은 책을 제대로 많이 읽을 때라야 길러지는 겁니다. 그런데 책 좋아하는 아이들 비율이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독서 환경이 훨씬 풍요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의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책을 좋아했는데 학교에 들어가고서부터 점차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책이 그렇게 많은데 왜 책을 읽지 않을까요?

    취미가 독서인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도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잘 안 되죠? 그런데 취미가 뭔가요? 심심할 때 하는 무언가를 취미라 하죠. 시간이 날 때 즐겨 하는 것을 취미라 하죠. 그런데 솔직히 우리 아이들 요즘 심심하지 않아요. 시간도 잘 나지 않고, 겨우 시간이 나더라도 책보다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요. 그러니 심심하다고 해서 책장의 책부터 꺼내보는 아이들이 드문 겁니다. 아이들은 오로지 ‘재미’ 있으면 하고, ‘재미’ 없으면 안 합니다. 책보다 게임이 더 재밌고, 책보다 TV 보는 게 더 재미있고, 책보다 만화책 보는 게 더 재미있고, 책보다 그냥 누워서 멍하니 있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심심할 때 책을 보겠습니까?

    재미도 없는 걸 하라고 강요하는 건, 좀 심하게 얘기하면 학대입니다. 주말 드라마를 몰입해서 보고 있는데 누가 책 읽으라고 하면 읽겠습니까?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과거보다 훨씬 책이 많아지고, 책 읽는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우리 아이들은 책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책보다 훨씬 강력한 재미를 주는 것들이 주위에 많으니까요.

    (다음 시간에 계속…)

    공부 잘하는 아아와 못하는 아이를 나누는 결정적 기준

    Posted on : 2009-09-21 | By : SON BYOUNGMOK | In : 공부습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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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나누는 결정적 기준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나누는 단 하나의 기준, 단 하나의 능력, 그것이 무엇일까요? 강연 때 이런 질문을 드리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집중력입니다. 집중력이 뛰어난 아이는 확실히 공부를 잘합니다. 그러면 제가 되묻습니다. 집중력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어떻게 훈련을 하십니까? 여러분은 어떠세요?

    “너 어디 봐? 집중 안 해? 똑바로 보란 말이야.” 거의 이 정도의 노력이 전부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중요한 능력이라면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짜증 섞인 몇 마디로 우리 아이의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말입니다.

    엄마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원칙과 확신이 필요합니다. 행복하고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고 목표를 정했으면 원칙을 세우셔야 합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합니다. 그 원칙이 하루 일과표 속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현이 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공부 좀 하던 아이가 중고등학교 때 성적이 떨어진다면 십중팔구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성적은 흔히들 엄마 성적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성적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초등학교 실력이 중고등학교까지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공부 잘하는 아이는 고등학교 때 제 실력을 발휘하는 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많은 아이들을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직업상 수많은 사례들을 연구합니다. 그래서 발견한 단 하나의 능력,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게 보이는 공통적인 단 하나의 능력, 그것은 다름 아닌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입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그 아이의 실력을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엄마가 아이의 공부를 밀착하여 지도할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가 거의 전부입니다. 중학교 이후부터는 학습지도가 아닌 엄마의 역할로 완전 회귀해야 합니다. 격려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며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달리 역할이 없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막상 하루 일과를 보면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저 한 문제라도 더 가르치고, 한 단어라도 더 익히게 하고, 한 권이라도 더 읽히게 하고 싶은 생각에 집집마다 학습계획표가 대동소이합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도한 다음에 ‘왜 우리 아이는 아직까지도 스스로 공부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왜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 이것이 바로 이 연재의 주제입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목표, 그러나 혼자 공부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일찌감치 아이 스스로 하게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숙제하기 힘들어 도와달라고 하면 ‘숙제는 스스로 하는 거야’ 하며 도와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힘들어하는데도 ‘잘 생각해봐’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정반대로 아이 숙제를 도맡아서 부모가 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아이가 생각하도록 도와주기보다는 최대한 자세하게 가르쳐주려고만 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것도 곱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짜증내면서 말입니다. 이런 양극단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숙제를 도맡아서 해버리면 아이는 과제물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기 힘들고, 반대로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면 아이는 과제 자체에 대한 부담과 공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쌓일 뿐입니다.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에게 무턱대고 혼자 공부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주로 엄마보다는 아빠가 이런 우를 자주 범합니다. 숙제는 스스로 하는 거고 공부도 결국 혼자 하는 거니까 공부방에 들어가 혼자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공부습관이 미처 잡히지 않은 아이에게 혼자 알아서 공부하라는 것은 말 그대로 방치입니다.

    지금 이 시기,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입니다. 정서적 안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집중하는 경험을 해봐야 스스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때로 숙제도 도와주고 공부할 때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함께 해야 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목표와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초등학교 때 꼭 잡아줘야 할 3대 공부 습관

    제가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면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라고 하면 너무들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부를 하기 전에 목표도 설정하고 동기도 부여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유도하는 것이 엄마로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그런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공부 목표 설정, 동기 부여, 다 필요 없습니다. 누구보다도 아이 자신이 공부 잘하고 싶어 합니다. 눈만 뜨면 가는 곳이 학교인데, 거기서 공부 잘하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이미 공부할 필요성은 알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험이 아직 부족하므로 공부에 대한 진정한 의미보다는 그저 잘하고 싶어 하는 정도,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우리가 도와줄 것은 공부할 때 재미를 느끼고, 공부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면, 아이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공부에 대한 목표 의식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우리가 도와줘야 할 것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려할 때 꼭 필요한 몇 가지 능력, 그것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겁니다. 그것을 저는 세 가지 능력 또는 습관으로 정리했습니다.

    스스로, 혼자서도 공부하려면 기본적으로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 ‘독해력’이죠. 누구의 설명을 듣지 않으면 책에 씌어진 글자만으로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는 결국 혼자 공부하기 힘듭니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책과 마주앉아 있어야 하는데, 책과 친해지지 않으면 혼자 공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독해력이 우선하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문제해결력’이 있어야 합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끝까지 고민하여 해결하려는 의지와 능력, 이것을 문제해결력이라 합니다. 이것이 부족하면 생각이 짧고 답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민하여 해결하려하기보다는 해설에 의존하게 됩니다. 혼자 공부하기는 하지만 결국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문제를 풀다가 심화문제, 난이도 상, 이런 표시가 있으면 아이들은 주춤합니다. 별 고민 없이 별표 표시하고 넘어가버립니다. 그리고 엄마의 설명을 기다리죠. 이것이 문제해결력이 떨어지는 아이의 전형입니다. 이래서는 스스로 공부하기 힘듭니다. 의존적인 공부에 너무 익숙한 겁니다.

    마지막으로 ‘기억력’입니다. 공부는 결국 기억게임이니까요. 심리학에서야 여러 기억을 분류하지만 공부에서의 기억은 단 하나, 내가 원할 때 생각해낼 수 있는 그 기억입니다. 보통 장기기억이라고 하는 바로 그 기억입니다. 똑 같은 시간을 공부하고도 누구는 그것을 많이 기억해내고 누구는 그렇지 않다면, 여기서 승패가 갈리는 겁니다. 공부가 기억게임이라는 것, 달리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능력을 갖추어야 스스로 공부할 수 있고,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 세 가지 능력은 하나같이 키우기 힘듭니다. ‘~력’으로 끝나는 건 모두 힘(力)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꾸준한 연습, 다시 말해 습관을 통해 형성되는 능력입니다.

    독해력을 키우기 위한 정독습관,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한 절차적사고습관, 공부기억력을 키우기 위한 예습복습습관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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